[총원소식] 2022년 설립기념일 총장님 메시지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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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6일 설립기념일 메시지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리고 담대하게 선교하는 수도회를 하느님과 함께 꿈꿉니다.

 

친애하는 형제들에게,

 

1. 사랑하는 우리 수도회가 설립된 지 175년에서 2년이 부족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수도회 설립을 기억하며, 안토니오 마리아 글라렛 성인께서 스페인 빅에서 1849년 7월 16일, 그 행복한 날에 어떤 내적 상태였을지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난 총회의 정신과 오늘날 우리 수도회의 꿈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오늘 저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우리 글라렛 회원들을 통해 온 세상에 얼마나 많은 주님의 사랑과 선함이 베풀어졌는지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설립자 성인께서 그 시대에 자신의 것으로 삼았던 하느님의 꿈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글라렛 성인의 삶에 나타난 하느님의 꿈

 

2. 어린 글라렛은 사회적, 문화적 환경으로부터 자신 안에 심겨진 많은 꿈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유년기 때 가족공장에서 직조하던 기억에서 비롯한 방직기계 설계에 대한 열정과, 가족 사업의 번창을 바랐던 아버지의 꿈을 통해 성인은 인간적인 차원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디자인으로 성인은 바르셀로나에서 제조 기술을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성인을 향한 하느님의 보다 큰 계획의 준비단계였습니다. 그리고 어린 글라렛의 작은 꿈은 그를 향한 하느님의 더 큰 꿈을 향해 열려집니다. 오늘날 각 글라레시안들의 삶으로 영위되는 우리 수도회는 글라렛 성인의 마음속에 하느님께서 심으신 그 꿈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시대와 문화 안에서 수도회의 카리스마를 쇄신하고 활력을 더하고 싶을 때마다, 바로 그 원천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3. 역사 안에서 주님께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엮어 인류를 향한 당신의 계획을 전개해 나가십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선택하시고 그들에게 같은 영(카리스마)를 주셔서 공동의 목표(미션)를 추구하게 하십니다. 우리 수도회의 다섯 명의 공동 설립자들은 각각 고유한 개인 역사와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느님께서 글라렛 성인 안에 심으신 같은 꿈을 추구하며 걸어가도록 모두 같은 영을 받았습니다. 초대 교회는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와 함께 시작하셨던 양식을 본받아, 삶을 함께 나누고 파견되어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수도회의 공동 설립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함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회헌4 참고)

 

4. 이제 곧 우리는 7월 24일에 공동 설립자 가운데 가장 어렸던 하이메 끌로텟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할 것입니다. 만레사의 신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난 신부님은 빅 신학교에서 공부하여 교구 사제가 되셨습니다. 빅의 주교님은 하이메 신부님의 선교적 열정을 보시고, 1849년 7월 16일에 시작되는 글라렛 성인의 새로운 선교 계획에 참여토록 제안합니다. 새로운 선교사 공동체에서 하이메 신부님은 영적으로 강렬하고, 공동체적이며 동시에 사도적인 삶을 보게 되는데, 이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내린 사도이자 신비가로 변모됩니다. 하이메 신부님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교리교육에, 그리고 형제들의 양성과 공동체 내에서의 다양한 봉사에 담대하게 투신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종 하이메 끌로텟 신부님 안에서, 글라렛 선교사로서의 훌륭한 모범, 곧 설립자 성인의 진실된 동료이며 큰 기쁨으로 사랑하는 수도회를 위해 살았던 지칠 줄 모르는 선교사를 발견합니다. 우리는 수도회를 향한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살았던 신부님의 증거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수도회를 향한 하느님의 꿈

 

5. 우리는 지난 26차 총회 이후로 “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관구들은 수도회의 꿈에 비추어 각자의 꿈을 정성껏 만들어왔습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 사건으로 절정에 달하는 구원사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꿈과 비전을 통해 인간에게 방향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꿈”이라는 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획과 인간의 협력을 통해 역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충만함(플레로마)을 향해 갑니다.(콜로3,19-21 참고) 우리는 그 역사의 흐름의 일부이고, 우리와 다른 이들의 은사와 카리스마들은 그리스도 신비체인 교회 설립을 위해 밀접하여 엮여져 있습니다.(1코린12; 에페4,12-16)

 

6. 수도회 설립 때, 우리의 설립자 성인은 성모 성심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꿈을 “사랑에 불타는 사람, 그래서 그가 가는 곳마다 그 불길을 퍼뜨리는 사람”(자서전494, 회헌9)이라고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이 선교사의 정의는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리고 담대하게 선교하는 선교사들이 되도록 계속해서 초대합니다. 제26차 총회에서 제시한 수도회의 꿈은 우리의 카리스마에 충실한 가운데 글라렛 성인의 꿈을 이 시대에 재현한 것입니다. 이 꿈은 글라렛선교수도회의 역사 안에서 각 상황과 시대에 맞게 전개되었고, 성인이 수도회 설립 직후에 교황대사에게 “나의 영혼은 온 세상을 향해 있습니다”라고 편지에 쓰며 예견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7. 만일 각각의 글라레시안들과 공동체들, 그리고 모든 관구와 수도회가 수도회의 꿈을 적절한 디자인과 결의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삼지 않는다면, 이 꿈은 단지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하느님과 인간이 협력하는 아름다운 협주가 연주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세상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아름다운 교향곡이 됩니다. 수도회의 꿈을 묵상한 뒤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 수도회의 꿈에 비추어볼 때, 현재의 내 삶과 사도직 안에서 나를 향한 하느님의 꿈은 무엇이겠습니까?

- 관구의 꿈에 비추어볼 때, 나의 공동체를 향한 하느님의 꿈은 무엇이겠습니까?

 

꿈, 그리고 우리의 죄와 한계라는 현실

 

8. 오늘날 우리 수도회의 꿈을 정리한 것은 사실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 꿈을 향해 가기 위해서 각 선교사들과 공동체들이 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설립자 성인의 삶과 수도회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과 박해, 그리고 순교를 기억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결의한 바를 이루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우리의 죄와 욕망, 그리고 두려움을 인식할 필요도 있습니다.

 

9. 우리 각자가 하느님과 함께 걸으며 수도회를 향한 그분의 꿈을 깨달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쓰라린 역경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편, 하느님 사랑의 불 대신 미움과 불신, 그리고 경쟁으로 인한 격분이 우리 안에 타오를 때, 우리는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자신이나 남에게 지옥을 만들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그 능력을 창조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생각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왜곡시키는 영적 바이러스, 예컨대 이기심, 영적인 나태함, 성직중심주의, 영적 세속화, 개인주의, 비관주의 등이, 다른 이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왜곡시키고 형제애에 상처를 주며 사도직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10. 글라렛 성인이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닮은 쿠바의 사도직 공동체 구성원들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광대한 그 교구를 돌아다니며 설교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우리는 글라렛 성인이 쿠바 산티아고 대주교로서 선교사 팀의 삶과 선교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시노달리타스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설립자 성인이 지녔던 이러한 긍정적 사고방식을 함양한다면, 우리 공동체들은 선교사들의 사도적 “벌집”과 같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시노달리타스는 수도회를 향한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는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노달리타스 여정, 교회와 수도회에 만연한 질병에 대한 해독제

 

11. “서로에게 경청하고 성령께 귀기울이며 함께 걷는 여정”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전체 교회로 하여금 받아들이라고 초대하신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핵심입니다. 성령께서는 제26차 총회 준비와 거행을 통해 이미 우리를 준비시켜 오셨고, 우리 수도회는 온 마음으로 이를 환영했습니다. 저는 주님께 감사드리고, 또한 대부분의 우리 선교사들이 지니고 있는 열정과 헌신에 대해 감사합니다. 우리 공동체들은 기쁘게 형제애를 나누고 상호 존중을 하는 가운데, 믿을 수 없는 에너지로 공동체의 공동 사명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형제들의 증거를 높이 평가하고, 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토착화 공동체들을 아름답게 이루었는지 칭찬하는 사람들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 공동체들은 한 팀으로 같이 일하는 능력을 키워왔고, 다름을 끌어안고 분쟁 가운데 협의했으며, 각자의 고유한 은사들을 통해 서로 보완하고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션을 함께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12. 많은 우리 공동체가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함께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선교적 생명력에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도전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이나 공동체 미션에 심각한 해악이나 지나친 고통을 가져오는 관계적 상황을 접하곤 했습니다. 또 솔직한 대화와 적절한 형제적 대화가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을 비극적인 사건들을 보기도 합니다. 선교를 위해 함께 계획하고 일하지 못한 탓에, 선교 가운데 얻을 수 있었던 은총과 성장의 기회를 얼마나 많이 잃어버렸는지요! 지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거나, 그들에게 시기적절한 형제적 교정을 하지 못한 탓에, 자기 파괴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 형제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공동체 안에서의 다름과 긴장, 그리고 충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자체로 생산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거부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루려할 때 우리는 분열의 악마에게 문을 열어주고, 우리의 삶과 선교 안에 다양한 형태의 (성적, 재정적, 권력 등의) 학대나 남용의 여지를 줄 수 있습니다.

 

13. 많은 도전을 받는 이 시대에, 솔직한 이야기와 대화, 공동 식별, 공감대 형성, 그리고 순례자로서 시대의 표징을 통해 주님께서 알려주시는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는 기술(art)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이야기하셨듯이, 우리도 “하느님께서 제삼천년기 교회에 기대하시는 것은 바로 이 시노달리타스의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시노달리타스 영성을 함양하는 가운데, 함께 일하고 다른 이들과 성령께 경청함에 있어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시노달리타스 대화에 우리를 개방시킵시다.

 

함께 여정을 걸어갑시다

 

14. 하느님의 꿈을 위한 순례의 여정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기꺼이 앞으로 나아갈 때 의미 있고 기쁜 여정이 됩니다. 진정한 시노달리타스 여정은 우리에게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내리고 담대하게 선교하도록 요청합니다. 우리의 설립자 성인과 공동 설립자들은 선교에 민첩하면서도 가용적이었습니다. 이는 그들의 마음이 그리스도 안에 뿌리 내리고 있었고, 그들의 생각이 그리스도의 사명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그들이 발이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곳으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었고, 그들 손이 기꺼이 그분의 백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선교적 방식을 우리 것으로 삼고, 설립 당시의 그 정신이 오늘날 우리 안에서도 생동할 수 있도록 합시다. 당신의 아들 예수님과 우리의 설립자이신 안토니오 마리아 글라렛 성인과 동행하시고, 티 없으신 성심으로 그분들을 품어주신 성모님께서는, 마찬가지로 당신의 아들들과 동행하시고 우리들을 품어주십니다. 그 복되신 어머니께 우리 여정을 맡겨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기쁜 설립기념일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2022년 7월 16일

글라렛선교수도회 총장

마태오 바타마탐 CMF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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