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2020-07-09
조회수 346

<호세11,1-4.8ㅁ-9 / 마태10,7-15>


싱가포르에서는 공중화장실 물을 내리지 않고 나오면 벌금을 내는 법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자그마치 20만 원 가까운 큰돈이 벌금으로 부과된다고 하지요. 한편, 이렇게 법으로 명시된 것이 아니어도, 한국 사람으로서는 몹시도 낯선 문화적 차이를 외국에서 볼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이탈리아에서는 현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 자기 귓불을 만지는 것이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행동으로 여겨진다고 하지요. 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 나라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그 나라의 법과 문화를 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늘나라를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복음을 자세히 읽다 보면, 이 선포가 단지 말로만 외치라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오히려 구체적인 삶과 행동으로 가까이 다가온 하늘나라의 법과 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라고 하시지요. 질병 등으로 고통에 빠진 이들에게는 희망을 주라고 하시고, 거저 받은 것을 내 것인 양 욕심내지 말고 기꺼이 나누라고 하십니다. 또 이 나라는 서로에게 위협을 주는 곳이 아니니,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옷가지나 지팡이도 필요 없고,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환영하고 평화를 빌어주는 나라임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모든 것에 대가를 요구하고, 또 스스로 남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는 낯설게만 느껴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낯선 나라가 바로 예수님께서 꿈꾸셨던 나라, 그리고 우리가 선포하는 나라인 것이지요. 이 나라는 말로 외친다고 세워지는 나라도 아니고, 또 훌륭한 지도자를 뽑고 법을 만들어 완성할 수 있는 나라도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이들이 하늘나라의 이러한 법과 문화에 공감하고, 공감한 것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때 세워지고 완성되는 나라입니다.


하늘나라는 선물처럼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완성은 하늘나라에 합당한 구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결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사실,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그러한 결단을 하도록 요청받고, 세상에 파견되고 있지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초대는, 미사 때 들었던 복음 말씀을 되풀이해서 말로 외치라는 의미가 아니라, 들은 바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하라는 요청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기꺼이 모든 것을 나누고, 서로 환영하고 평화를 전함으로써, 하늘나라의 법과 문화를 전하라는 말씀인 것이지요. 이 초대에 우리가 기꺼이 따름으로써 하늘나라 완성에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나라의 법과 문화에 참으로 공감하고, 구체적으로 그것을 선포하는데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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