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연중 제18주일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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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16,2-4.12-15 / 에페4,17.20-24 / 요한6,24-35>


탈출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해방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런데 이 해방은 단지 남의 나라 땅에서 벗어나는 지리적 차원의 그런 해방만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뼛속 깊이 뿌리박힌 노예근성으로부터의 해방, 이집트에서 영향을 받았던 우상숭배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으로부터의 해방이어야 했지요. 그래서 탈출기가 전하는 해방의 여정은 단지 이집트 국경을 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40년 광야생활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야만 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은 비록 자유는 없었으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종살이 시절을 그리워하며 광야 생활을 불평합니다. 그렇게 자유보다는 오히려 배부른 노예의 삶을 원했던 것이지요. 또한 여기에는 하느님께서 더 좋은 것을 베풀어주시리라는 믿음의 부족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종살이하던 나라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것에 구속되어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던 것입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메추라기와 만나를 보내셔서 그들을 돌보고 계신다는 것을 보여주시지요. 그리고 그러한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하면서, 이스라엘 민족은 점차 자유의 민족으로, 하느님의 백성으로 변화되어 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의 여정을 말씀하신다고 여겨집니다.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되어 배불리 먹은 이들에게, 이제는 굶주림이 아니라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곧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힘쓰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리고 광야에서의 표징을 비롯한 구약의 사건들을 통해 우상숭배에서 돌아선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제 그 표징을 주시던 하느님께서 바로 그들 가운데 살아계심을 알라고, 그래서 생명의 양식이신 분을 통해 영원히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는 것을 믿으라고 초대하십니다.


굶주림으로부터의 해방, 우상으로부터의 해방은 좋은 것이지요. 하지만, 완전한 해방을 향한 여정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늘 더 좋은 것을 끊임없이 주십니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을 마다하고, 이전의 덜 좋은 것에 안주하려 할 때, 우리는 어쩌면 주님께서 초대하시는 완전한 자유에 이를 수 없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어제의 좋은 것을 넘어 오늘의 더 좋은 것을 갈망하고, 또 썩어 없어질 것에 마음을 두기보다 영원한 것을 사모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욕심을 버린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듯 선물처럼 표징을 통해 당신을 찾게 하신 분께서는, 마침내 표징을 넘어 이제 당신 자신을 직접 내어 주기로 하십니다. 사람이 되어 우리의 벗이 되셨고, 물과 피를 쏟아 우리 죄를 씻어주셨으며, 당신 몸과 피를 생명의 양식으로 주신 것이지요. 그렇게 당신을 만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고, 당신처럼 변화되도록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이 복된 여정이 바로 제2독서가 이야기하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는 과정입니다. 사실, 과거의 생활방식에 젖어 있다는 것은 익숙함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느 모로 예전 방식에 묶여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요. 그러기에 새 인간을 입는다는 것은 묶여 있는 무언가로부터 해방되어 완전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향하는 이 완전한 자유가 어느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회적 사건을 통해서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의 여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마치 이스라엘 민족이 40년에 걸쳐 약속의 땅에 들어간 것처럼 말입니다.


비단, 이 구원과 해방의 여정은 구약과 신약의 시대에만 해당하는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완전한 자유로 향하는 이 여정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자라나 마침내 완성되어 가는 여정이지요. 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나 공동체적인 차원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정체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주님 안에서 예외 없이 모든 이들이 초대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 여정길을 걷고 있는 우리가 묶여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점차 해방되고, 마침내 표징을 넘어 그 표징을 주시는 분께 이를 수 있도록, 그리고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으로 매순간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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