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연중 제13주일 (교황 주일)

2021-06-26
조회수 655

< 지혜1,13-15; 2,23-24 / 2코린8,7.9.13-15 /마르5,21-43>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접촉하는 것을 많이 꺼리게 됩니다. 당장에 모임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것이 많고, 누군가를 간혹 만나더라도 예전처럼 손을 잡고 악수하는 것이 조심스럽지요. 그리고 거리를 걷거나 상점에 들어가더라도 인파가 많은 곳은 피하려고 하고, 또 밖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무언가를 만지기라도 하면, 가능한 빨리 손소독제나 비누로 손을 씻게 됩니다. 어떻게든 접촉을 피하고, 접촉으로 인한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경에서는 이와 다른 상황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수님을 만지고 싶어하는 사람, 그리고 반대로 예수님께서 누군가를 만지시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는 것인데, 그때마다 또 어김없이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지요. 열병으로 앓아누운 베드로의 장모가 나았고, 귀머거리의 귀가 열리는가 하면, 소경이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열 두 해 동안 하혈을 하던 여인이 낫고, 죽음의 문턱을 넘어섰던 소녀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과연 예수님과 맞닿게 되는 이들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정말 예수님을 만지고 또 예수님이 만진 이들이 과연 이 둘 뿐이었겠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복음에 따르면 군중이 예수님을 밀쳐대고 있었다고 하니, 못해도 수십, 수백 명과 접촉하셨다고 보는 것이 옳을테니 말이지요. 그렇다면 특별한 일이 일어난 두 사람과 다른 많은 사람들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예수님을 만진 그 손짓, 그리고 죽은 소녀를 만진 예수님의 손짓에 담긴 마음을 떠올려보고 싶습니다. 사실 어떤 행동을 취할 때, 그 행동에 마음이 담겨 있지 않으면 참 공허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요. 로봇같이 무표정하게 전하는 백화점 직원들의 인사도 그렇고, 선거 때가 되면 표를 구하며 악수를 청하는 정치인들의 행동도 빈껍데기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되풀이하며 인사하는 전화 상담원들의 말도 밝은 기운을 전해주기는 하지만, 그 사랑한다는 말이 깊이 있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짜 마음이 담겨 있지 않은 행동과 말은 어떤 감흥도 전하지 못할 뿐더러 특별한 일을 일으킬 수도 없는 것이겠지요.


반면에 행동과 말에 진심이 담길 때, 우리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진심 어린 격려로 좌절했던 누군가가 새로운 용기를 얻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하고, 함께 울며 맞잡은 손길로 누군가의 상처에 새살이 돋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기꺼이 내민 사랑의 손길은 죽음으로 향하던 누군가를 생명의 길로 들어서게 만듭니다. 또 진심으로 기도하는 간절한 손짓을 하느님께서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이런 말과 손짓들은 공허하지 않기에 기어이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야 마는 것이지요.


예수님과 접촉한 이들, 그들은 모두 그 마음을 만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되고, 회복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런 마음과 마음의 만남이 우리들 가운데서도 자주 일어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여건으로 손을 잡지 못하고, 얼굴을 마주할 수 없을지 몰라도, 공허하지 않은 마음으로 우리 일상에 특별한 일들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울러 오늘은 교황 주일이기도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전 세계 교회를 이끌어가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또 성령께서 이끄시는대로 하느님의 뜻을 잘 식별하실 수 있도록 마음 모아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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