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2021-10-04
조회수 564

<요나3,1-10 / 루카10,38-42>


니네베의 회개를 위해 하느님께서 요나를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이 파견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파견되었던 그런 파견과는 많이 다릅니다. 왜냐면 니네베는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의 수도였으니 말이지요. 다시 말해서, 요나는 민족의 원수와도 같은 아시리아의 회개를 위해 보내졌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독서를 보면 요나가 한사코 니네베에 가려 하지 않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니네베로 가서 회개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요나의 외침을 듣고 이민족인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하는 놀라운 기적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이 어떻게 변화를 가져오는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예언자 요나의 변화입니다. 요나는 민족의 원수와도 같았던 니네베의 회개를 처음부터 바라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원수의 선익마저 바라도록 하느님께서는 요나의 마음을 변화시키십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변화는 니네베 사람들의 변화입니다. 그런데 이 역동 역시 평범하지 않습니다. 피지배자의 입을 통해 전해진 말을 듣고 지배자들이 변화된 것이니 말입니다. 이를테면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선지자가 하는 말을 듣고 일본인들이 회개하는 모양새인데, 약해보이기만 하는 하느님 말씀이 얼마나 큰일을 이루는지 우리 눈에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바로 그 말씀을 경청합니다. 원수마저 연민으로 바라보도록 변화시키는 말씀, 그리고 미천한 사람의 입에서 나왔더라도 기어이 통치자들마저 회개하게 만드는 그 말씀을 말이지요.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그 말씀이 그야말로 작은 씨앗처럼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경청하는 마리아의 마음처럼 좋은 땅에 그 말씀의 씨앗이 심길 때, 요나 예언자나 니네베 사람들 안에 일어났던 변화보다 훨씬 더 큰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한 처음에 이 세상을 창조했던 것도 바로 그 말씀이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마르타의 역할이 중요치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르타의 마음도 무엇보다 먼저 말씀을 통해 창조되고 변화되어야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마르타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마치 요나와 니네베 사람들이 변화되었던 것처럼, 인간적인 분주함을 넘어 하느님의 일을 하는 주님의 제자로 변모되었으리라는 것이지요.


우리도 여러 모로 분주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분주함 때문에 주님 발치에서 말씀을 듣는 좋은 몫을 빼앗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그 말씀이 나를 다듬어가고 변화시켜갈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내어드리기로 다짐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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