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2022-06-18
조회수 116

<부제 : 이 빵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어 성당에 나오고,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하고, 여러 가지 본당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여기 (제병을 들어 보이며) 그 모든 활동의 한 가운데,

우리 각자를 하느님과 하나로 묶어주고,

다른 한편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교회와 하나로 묶어주는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십니다.

 

우리는 미사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찬례에 참여하여

“주님의 몸”을 - 성서적 표현에 의하면 - “빵을 떼어” 서로 나눕니다.

 

빵을 나누어 먹는 것이 우리가 배고파서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것인가요?

빵을 받아 먹는 것이 우리가 기도하고, 활동한 댓가를 받기 위한 것인가요?

여러분은 이 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여기에 정말 예수님이 계시다고 믿습니까?

 

저는 이 빵을 축성하고 받아모실 때마다, “아멘”하고 대답합니다.

이 빵 안에 당신의 온 삶과 사랑과 땀과 고통마저 담아,

“나를 받아먹어라.”하신 예수님의 진실하심을 제 입을 통해 곱씹습니다.

그리고 제 입술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는 영광을 누리길,

그리고 제 입과 목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말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내뱉을 수 있길 기도하며,

제 위와 제 창자를 통해 제 안에 흡수되어, 제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힘이 되고,

나아가 저를 완전히 예수님의 사랑에 사로잡힌 포로가 되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빵을 보면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은 이 빵에서 누구를 만납니까?

예수님인가요? 아니면 그냥 미사에 참석해서 받아 모시게 되는

여느 날과 똑같은 성체, 혹은 밀떡입니까?

 

만약 여러분이 이 빵 안에서 예수님을 볼 수 있다면, 만나고 있다면,

여러분의 일상은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예수님을 보고 만나고, 그분을 마음에까지 모신 이가 어떻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남을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설령 지금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주님께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마음이 평화롭게 잡아주시어,

저 원수 같은 (×)마저도 불쌍히 여길 수 있도록 지혜를 주세요.”하고 기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은 바로 이 빵이 그리스도 당신이시고,

우리가 그분을 받아오시는 그리스도 신자임을 분명히 깨닫게합니다.

 

우리가 신앙인이 된 것은 일주일에 고작 한 시간,

또는 고작 하루 동안만 은총을 받고 위로를 받기 위해 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은 24시간 내내, 그리고 일주일 내내

하느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기 위한 길을 걷기 위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 내가 바치는 24시간, 일주일 내내가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고작 하루짜리, 또는 한 시간짜리 남편이나 아버지가 아니듯이,

그리고 고작 한 시간짜리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일주일에 단 하루나 단 한 시간만 하느님의 제자가 되라고 부름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 한 시간짜리 신자로 살라고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니고,

한 시간만 행복하고, 하루만 위로 받으라고

예수님께서 당신 몸을 부수어 빵을 떼어 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사는 온 생애 동안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십니다.

당신의 몸을 내어주시며 당신이 우리에게 남긴 행복의 길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셨고,

그 말과 행동과 사랑의 모습으로

오늘도 당신의 몸을 우리에게 내어 주시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빵을 받아 먹는 사람은 행복해야 합니다.

이 빵을 받아 먹는 사람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 빵을 받아 먹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이 빵을 받아 먹는 사람은 자신의 슬픔과 고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슬픔과 고통도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이 빵을 통해 예수님은 본 사람은 더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주님께 대답합니다.

“아멘...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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