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연중 제6주일

2022-02-12
조회수 103

<예레17,5-8 / 1코린15,12.16-20 / 루카6,17.20-26>


행복이란 말만큼 자주 쓰이는 말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도 자주 주고받고, 또 행복한 가정, 행복한 학교, 등등 무언가를 수식하는 말로도 자주 쓰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정작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른 듯 한데, 이는 아마도 행복의 조건을 달리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의 조건이라고 하면, 대부분 잘 먹고, 잘 자고, 휴식도 보장된 안정된 생활을 먼저 떠올리기 쉽겠습니다. 일면 맞는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존만을 위해 사는 동물이 아닌 이상, 하루종일 풍족하게 먹고 자는 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지요. 이와 관련해서,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행복은 근본적으로 서로 관계를 맺는 것, 보다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고, 의미있는 일을 할 때 행복해진다는 말입니다.


한편, 이러한 행복을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듣기 싫은 말도 들어야 하고, 상대 의견에 맞추기도 하고, 양보도 해야 합니다. 또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희생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지요. 이런 노력은 사실 나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정과 사랑을 나눌 때,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성취할 때, 우리는 그 모든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자주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편한 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어버린다는 말이지요. 더 큰 행복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려 하기보다,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편안함에 안주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런 세태를 보면서 어떤 분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은 편안함을 선택하기 위해 행복을 포기한 사람들이다"라고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행복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그런데 이 길은 불편을 감수하며 얻는 행복보다도 더 큰, 가장 큰 행복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행복이지요. 사실, 하느님 한 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기에, 그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영원한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우리의 기쁨과 행복도 유한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기에 영원하지 않고 사라져 버릴 것들로 만족하고 기뻐하는 이들은 가장 큰 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사실, 그런 것들에 만족하고 더 큰 행복을 찾지 않고 산다면, 그것은 오히려 불행한 일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반면,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 비난받으면서, 이제 하느님 말고는 어디에도 희망을 둘 수 없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영원한 하느님을 찾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도 못 하시는 것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바로 가난하고 아픈 이를 모른 척 하실 수가 없으신 것이지요. 아프고 지친 이들 앞에서 그분 마음이 연민으로 울렁이니 그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이 이야기하는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의 행복은, 하느님께서 영원으로부터 그들을 만족시켜주시리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고백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을 찾을 수밖에 없는 약한 이들이 행복한 이유는, 그들이 가난하고 굶주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인 것이지요.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가 말하듯,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기”(예레17,7) 때문입니다.


지난 금요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어느 수사님의 사제 서품식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사제가 된다는 것은,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 예수님처럼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죽기까지 신자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편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사님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복음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살려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부족하다며 겸손하게 기도를 청하는 그 가난한 모습이, 영원하신 하느님을 찾는 간절함으로 전해져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보였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행복하다고 하시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편안함을 위해 행복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상 어떤 것에 앞서 하느님께 신뢰를 둠으로써, 그분께로부터 오는 복을 영원히 누리는 참 행복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 그리고 가난함의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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