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파스카 성야

2019-04-20
조회수 565

<창세1,1-2,2 / 창세22,1-18 / 탈출14,15-15,1ㄱ / 이사54,5-14 / 이사55,1-11 / 바룩3,9-15.32-4,4 / 에제36,16-17ㄱ.18-28 / 로마6,3-11 / 루카24,1-12>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누군가와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함께 보내면 전과 다른 친밀감이 생긴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성삼일을 함께 보내면서, 이 전례를 함께 하는 사람들과 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비단 함께 전례를 한 그 사람들과의 이야기만은 아니겠지요. 사실 교회 전체가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성삼일 동안 함께 체험하고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전보다 더욱 한 몸으로 일치하게 되었다고 믿습니다.


어찌 보면 불과 3일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해서 죽음으로부터 생명, 그리고 창조로부터 구원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온 인류가 걸어가는 여정을 전례 안에서 말 그대로 압축해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파스카 성야 미사 중에 들었던 여러 독서와 복음은 그 여정의 중요한 순간들을 마치 이정표처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부활 성야 미사 때의 독서 하나하나를 듣고 묵상할 때마다 인류를 향한 지치지 않는 하느님 사랑의 계획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성삼일이 시작되었던 지난 목요일 만찬 미사 때,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사랑하시는 모습으로 이 여정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수난과 죽음, 그리고 생명을 관통하여, 마침내 오늘 파스카 성야를 통해 온 인류가 참여하는 부활 사건에까지 맞닿아 있습니다. 마치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 사랑은 결코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죽음으로부터 생명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무덤의 돌문도,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는 의심에 찬 마음들도, 또 여전히 죄로 기우는 우리들의 나약함조차도, 그 사랑의 흐름을 감히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부활초에 새겨진 알파와 오메가가 말해주듯, 한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어둠을 뚫고 우리 마음과 온 세상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는 것입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죽음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그 사랑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이 부활 사건은 바로 그 희망을 보증해주는 사건인 것입니다. 그래서 독일의 신학자 칼 라너는 부활을 묵상하며 이런 글을 남긴 바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이겨내는 부활을 내가 온전히 믿을 수 있다면! 그러면 나 자신과 내가 받은 사명의 성공 여부를 놓고 불안해하지 않을 텐데. 그리고 나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 자신과 내 능력에 대해 낙담은 하더라도 결코 절망하지는 않을 텐데. 그러면 그분이, 부활하신 그분이 내 곁에 계신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릴 수 있을 텐데.”


우리가 봉헌하는 이 파스카 성야 미사가 노래라면, 아마 이 노래는 희망의 노래, 기쁨의 노래, 승리의 노래일 것입니다. 더욱이 이 승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성취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손수 이루시고 우리를 그 승리의 대열에 서게 해주셔서 얻게 된 그런 승리이지요. 그래서 파스카 성야는 무엇보다도 감사와 기쁨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부활 사건을 통해 무엇을 다짐하거나, 또 우리도 부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날은 기쁨을 나누는 때여야 합니다. 왜냐면 부활 찬송에서 들었듯이, 기묘하게도 우리에게 베푸신 자비와 헤아릴 길 없는 주님 사랑을 오늘 부활 사건을 통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봄볕에 고목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누군들 막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이, 그 생명이 부활을 통해 온 누리에 가득한 밤입니다. 그래서 벅찬 마음으로, 다시 기쁘게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모든 장애물을 뚫고서 그분의 자비와 사랑이 마침내 승리하였습니다! 그러니 감사와 기쁨의 마음으로 이 밤을 경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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