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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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2,1-10 / 루카12,13-21>


10월 첫 주말에 왔던 가을 태풍으로 뿌리가 많이 흔들린 나무가 있었는데, 결국 쓰러져서 지난 토요일에 나무 세우는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사람 힘으로 세울 수가 없어서 트럭과 나무를 줄로 묶어 트럭으로 끌어 나무를 세우고, 그리고는 땅에 말뚝을 박아 다시 나무와 그 말뚝을 줄로 연결하고 고정하는 작업을 했지요. 고작 나무 한 그루 세웠을 뿐인데,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니 2시간을 꼬박 보내고서야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쓰러진 나무를 보고 든 생각은 바람이 정말 세차게 불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에 다른 나무들은 다 멀쩡하고 유독 이 녀석만 쓰러진 것을 보면서, 단지 바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나무의 약한 기초와 무성한 잔가지와 잎이 더 큰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뿌리는 깊지 않은데,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자랐으니, 불안정한 모습이 되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수 있는 상태였던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이 쓰러진 나무와 참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자는 자기 행복의 근원을 재산에 두고, 그 재산이 자기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모은 그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한 곳간을 짓고는 앞으로의 편안한 날을 기대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부자에게 있어서 재산은 자기 삶의 기초, 뿌리와도 같았던 셈인데, 문제는 재산이라는 그 뿌리가 어려움 가운데서도 나를 지켜줄 만큼 깊은 뿌리는 아니었다는 사실이겠습니다. 그런 뿌리를 기초로 삼고서는, 처음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가도, 점점 내가 성장하고 잎과 열매를 맺어 가면서, 특별히 어떤 어려움이 나에게 닥쳐오게 되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주어진 일을 하면서, 또 우리 삶을 통해서, 더 성장하고 많은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성장보다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뿌리, 우리 삶의 기초가 무엇인지, 또 그것이 튼튼하게 나를 지탱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렇지 못할 때, 외적으로 크게 성장한 내 모습이 오히려 나를 거꾸러뜨릴 수도 있겠으니 말입니다. 과연 복음 말씀대로, 생명은 그의 재산, 혹은 외적인 성공에 달린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뿌리, 기초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의 말씀,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2,10)라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의 근원이 사라져버릴 지상의 것이 아닌 영원한 하느님이시고, 그분께서 우리를 계속해서 완성해가고 계심을 되새기게 해주니 말입니다.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물고, 또 그분께 속해 있음을 더욱 굳게 믿고 고백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믿음의 고백이 우리에게는 튼튼한 뿌리가 되고, 우리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되도록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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