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2020-03-19
조회수 771

<2사무7,4-5ㄴ.12-14ㄱ.16 / 로마4,13.16-18.22 / 마태1,16.18-21.24ㄱ>


연극이나 음악회 공연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화려하게 등장하는 주인공이나 주 연주자는 물론, 이들을 보조하는 조연과 엑스트라, 그리고 보조 연주자도 필요하고, 그런가 하면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음악과 조명 등을 제어하는 이들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만일, 이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빠진다면, 의도하는 연극이나 연주회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예수님의 양부인 요셉 성인의 대축일을 지냅니다. 그런데 대축일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요셉 성인은 예수님의 유년기 이후로 성경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그러니까 그다지 큰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인물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바로 전에 돌아가셔서 그렇다는 전승이 있기도 하지만, 여하튼 요셉 성인이 연극의 주연이나 조연, 혹은 연주자의 역할을 맡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호하는 그분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이 잘 진행되도록 묵묵히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는 역할과 비슷하게 여겨집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도 이렇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경을 지키는 군인도 있고, 안전을 위해 힘쓰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도 있지요. 또,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땀 흘리는 의료인과 방역 공무원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특수한 직업은 아니지만, 자기 위치에서 맡겨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함으로써 이 사회를 지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다 그리스도인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힘쓰는 그들 안에서, 요셉 성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셉이라는 이름에는 ‘하느님을 돕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드러나지 않게 하느님의 일에 협력한 성인에게 참 어울리는 이름이지요. 그리고 하느님의 일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협력하는 수많은 이웃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요셉 성인의 대축일을 경축하는 오늘, 그렇듯 요셉 성인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사회를 지탱하는 이들, 그렇게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하느님의 백성을 돕는 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가 받은 소명에 따라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요셉 성인의 덕을 기리고 본받을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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