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9,4ㄴ-10 / 루카6,36-38>
요즘 들어 날마다 듣는 말 가운데, ‘역학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며칠 동안 어디를 가서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감염된 경로를 밝혀내는 조사이지요. 그런데 이 조사 결과를 볼 때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과 엮여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옵니다. 생전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다 연결이 되어 있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독립된 존재로 여겨지던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바이러스를 전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거미줄 관계를 통해서 바이러스만 전달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처럼,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들어오면, 그 에너지를 다른 대상에게 전달할 때가 많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학교에서 선생님께 부당하게 혼난 아들 녀석이, 집에 와서는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다시 그 화가 영문도 모르는 남편에게 전해졌다가, 결국 키우는 반려견에게 발차기로 돌아가는 식입니다. 그렇게 바이러스뿐 아니라 미움의 감정, 폭력적인 반응, 무시하는 태도와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는 긴밀히 연결된 관계망을 타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임없이 만들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시면서, 심판하지 말 것을, 단죄하지 말 것을, 그리고 용서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사실,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이 초대 말씀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이미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해 받았음을 전제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자비를 실천한다는 것은, 비록 내가 몹시 언짢기는 하지만, 그것을 전달하지 않고 내 안에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결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칫 관계의 거미줄을 타고 부정적인 에너지가 온 세상에 퍼져 나가기 전에, 스스로 자가격리함으로써 더 이상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자비는 악순환을 멈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선순환을 만들어 내기까지 합니다. 그러니까, 심판과 단죄를 통해 그 사람을 위축시키고 다시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도록 하는 대신, 용서를 통해 그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또 자비의 파장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단지 한 사람과의 화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연, 자비는 세상을 정화하고 변화시키는 힘 있는 역동입니다. 그리고 자비를 통해 세상이 변화되는 만큼, 우리도 되질한 대로 그 자비의 파장을 다시 전해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 연결망을 통해서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악순환의 역동이 아닌, 사랑을 전하는 선순환의 역동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각자가 먼저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다니9,4ㄴ-10 / 루카6,36-38>
요즘 들어 날마다 듣는 말 가운데, ‘역학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며칠 동안 어디를 가서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감염된 경로를 밝혀내는 조사이지요. 그런데 이 조사 결과를 볼 때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과 엮여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옵니다. 생전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다 연결이 되어 있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독립된 존재로 여겨지던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바이러스를 전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거미줄 관계를 통해서 바이러스만 전달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처럼,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들어오면, 그 에너지를 다른 대상에게 전달할 때가 많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학교에서 선생님께 부당하게 혼난 아들 녀석이, 집에 와서는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다시 그 화가 영문도 모르는 남편에게 전해졌다가, 결국 키우는 반려견에게 발차기로 돌아가는 식입니다. 그렇게 바이러스뿐 아니라 미움의 감정, 폭력적인 반응, 무시하는 태도와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는 긴밀히 연결된 관계망을 타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임없이 만들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시면서, 심판하지 말 것을, 단죄하지 말 것을, 그리고 용서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사실,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이 초대 말씀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이미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해 받았음을 전제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자비를 실천한다는 것은, 비록 내가 몹시 언짢기는 하지만, 그것을 전달하지 않고 내 안에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결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칫 관계의 거미줄을 타고 부정적인 에너지가 온 세상에 퍼져 나가기 전에, 스스로 자가격리함으로써 더 이상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자비는 악순환을 멈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선순환을 만들어 내기까지 합니다. 그러니까, 심판과 단죄를 통해 그 사람을 위축시키고 다시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도록 하는 대신, 용서를 통해 그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또 자비의 파장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단지 한 사람과의 화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연, 자비는 세상을 정화하고 변화시키는 힘 있는 역동입니다. 그리고 자비를 통해 세상이 변화되는 만큼, 우리도 되질한 대로 그 자비의 파장을 다시 전해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 연결망을 통해서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악순환의 역동이 아닌, 사랑을 전하는 선순환의 역동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각자가 먼저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