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2019-11-13
조회수 606

<지혜6,1-11 / 루카17,11-19>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도대체 구원이 무엇인지 다시금 묵상하게 됩니다. 복음에 따르면 열 명의 나병 환자는 멀찍이 있었으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그분이 예수님이심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이런 청원은 예수님께서 고쳐주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사제들에게 그들의 몸을 보이라고 하시자, 이내 그들은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실제로 병이 나았습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 모두가,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그분의 능력을 믿었으며, 청하고, 하라시는대로 순명했습니다. 그리고 나았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 꽤 괜찮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모두가 예수님께로부터 구원받았다는 선언을 듣지는 못합니다. 오직 한 명, 병이 나은 뒤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린 사마리아인만 구원받은 이로 예수님께 인정을 받지요. 이는 그 사마리안이 치유 기적을 통해, 예수님을 자신의 목적으로 알아보고, 그분께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른 아홉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병을 낫게 해줄 수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자신들의 목적이 이루어진 이상, 예수님께 돌아올 이유도, 감사를 드릴 필요도 없었던 것이겠지요.


복음 끝에 예수님께서는 그 사마리아 사람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 가운데 오직 그 사마리아인만이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 믿음은 분명 병이 나으리라는 믿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삶의 목적이라고 확신하는 믿음, 그래서 그분께로 돌아와 그분 발 앞에 엎드려 자기 삶의 목적을 찾았음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던 그 믿음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과연 구원은 나의 바람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깨닫고, 믿고, 실제로 그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 그래서 마치 선물처럼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우리 삶 안에서 목적이신 분을 만나고, 또 그렇게 만난 분을 늘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지혜와 용기의 은총을 이 시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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