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2020-08-11
조회수 741

<에제2,8─3,4 / 마태18,1-5.10.12-14>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맥주병이라고 하지요. 제가 그렇습니다. 운동신경이 둔한 것도 아니고, 물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유독 물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맥을 못 춥니다. 사람들 말로는 몸이 경직되어 그렇다는데, 머리로는 몸에 힘을 빼야지 하면서도 막상 수영을 시도하기만 하면, 무언가 두려운 마음이 드는지 몸에 힘이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물 위로 몸이 뜨기는커녕 바닥까지 가라앉아 버리곤 하지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물속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땅에서와 달리 운동을 해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힘을 빼고 물 위에 떠 있으면 평화로운 마음마저 든다고 하지요. 더욱이 생존 수영이라고 해서, 체력을 유지하며 물 위에 떠 있는 법을 배우면 몇 시간이라도 떠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경험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그저 신기하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영성 생활의 발전도 이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마치 수영을 이제 막 배운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면서 자기 힘으로 무언가 해보려 애를 쓰겠지요. 하지만 이내 힘이 빠져서 지치게 되면, 물에 빠진 맥주병이 가라앉듯 무기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힘을 빼고 물 위에 뜨는 법을 배우게 되듯이, 영성 생활 안에서도 자신의 힘이 아닌 성령께 의탁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물의 흐름에 몸을 맡겨 떠다니는 것처럼, 어느 순간에는 성령께서 이끄시는 흐름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하느님과 일치하게 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머리가 큰 어른들처럼 자기 힘으로 하려고 잔뜩 긴장하지 말고, 대신 힘을 빼고 당신 신비 속에 그냥 뛰어들라는 초대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괜히 물속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엄마 품에 안기는 어린이처럼 편안하게 당신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듯 하느님께 의지하는 법을 익혀서, 점차 더 깊은 신비의 바다로 들어오라시는 말씀으로 여겨집니다.


특별히 오늘은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감명을 받아 철저한 가난과 겸손의 삶을 사셨던 성녀 클라라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가난과 겸손만큼이나 바보 같고,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생각도 없겠지요. 하지만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이것은 자기 힘을 완전히 빼는 내맡김의 자세입니다. 허우적거림을 멈추고, 성령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듯 자신을 내맡긴 사람에게만 하느님께서는 더 깊은 신비를 보여주십니다.


지금 당장 모든 힘을 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점차 물에 뜨는 법을 익혀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어린아이와 같이 성령께 의탁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도로 필요한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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