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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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7,9-10.13-14 / 마태17,1-9>


전통적으로 성경에서 말하는 높은 산은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초월적인 공간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구약시대의 모세는 시나이산 정상에서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았고, 또 엘리야 예언자는 호렙산 동굴 어귀에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가운데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또 신약시대에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셔서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셨지요. 이렇듯 성경에 등장하는 산은 물질적인 차원의 공간이라기보다, 하느님을 만나는 영적인 체험의 장소로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평지에 있던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 이것은 단순히 장소가 바뀌었다는 의미라기보다, 인간적인 눈으로 평가하는 이성과 계산적인 논리를 벗어나, 신적인 영역으로 들어가 하느님의 시선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높은 산에서 제자들이 목격한 것은 평지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요.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보았던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고, 긴 여정길에 헤어졌을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으니 말입니다. 더 나아가 평소에 듣지 못하던 하느님의 음성을 통해, 함께 산에 오른 스승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확신할 수 있게 됩니다. 전에는 분명히 알아채지 못하던 진리를 산 위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볼 수는 없지만 함께 눈여겨보고 사건이 있습니다. 이는 주님의 변모 사건 뒤에 바로 이어지는데, 세 공관복음 모두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간질병에 걸린 아들을 낫게 해달라고 평지에 남아 있던 제자들에게 부탁을 한 모양인데, 그들 가운데 누구도 마귀를 내쫓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님께서 그 아이를 치유해주시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기도하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예수님의 단호한 말씀으로 마무리됩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인간적인 시선을 초월하여 하느님의 시선으로 옮겨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산 위에 머무는 시간은 다름 아닌 하느님과 만나는 순간, 곧 기도의 시간인 것이지요. 우리는 그 시간을 통해서 예수님이 나에게 누구이신지 확인하게 되고, 또 전에는 알아채지 못했던 진리를 하느님의 눈으로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목격한 이들이 이제 믿음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모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변모된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가 일할 때, 비로소 하느님의 나라가 평지 위에, 곧 우리 가운데 건설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변모 사건은 주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사건임과 동시에, 모든 이를 그렇게 산에 올라 기도하게 하시는 초대, 그래서 각자가 변모되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라시는 초대라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초대에 응답하여, 산 위의 그 세 제자들처럼 그분의 빛나는 모습을 기도 중에 확인하고 변화될 수 있도록, 이 시간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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