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2021-02-20
조회수 509

<이사58,9ㄷ-14 / 루카5,27ㄴ-32>


스포츠계 학교폭력 사건으로 연일 시끄럽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런 일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 사건들을 통해 얼마나 폭력이 만연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건강하지 못한 병자들이 또 얼마나 많은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폭력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있지요. 수십년이 지나도록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은 과연 치유가 필요한 아픈 이들입니다. 그런데 아픈 이들이 이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친구나 후배를 그렇게까지 폭행할만큼 절제 없이 분노한 그 각박한 마음은 또 얼마나 병든 마음일까. 그들의 행동을 두둔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가해자 역시 어느모로 치유가 필요한 환자들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바라보며 모니터 뒤에 숨어 자기투사로 판단과 단죄의 글을 쏟아내는 이들, 잘하는 선수이니 용서해야 한다고 말하는 엘리트주의로 병든 사람들, 그리고 누군가 그렇게나 아파하는 이 사건을 보고도 자신은 아무렇지 않은 무감각의 병을 앓는 이들. 그러고 보면, 누구 하나 예외없이 그렇게 우리는 다 아픈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일컬어 병든 이들을 위한 의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씀하시는 병든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분과 식탁에 함께 앉아있던 세리와 죄인들인 것인지, 그들을 판단하고 단죄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었는지, 아니면 세리와 죄인들이 죄지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자기 안위만 걱정하며 침묵하던 대다수의 사람들이었는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환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 모든 이들을 다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인지도 모르지요.


죄인으로 대표되는 세리가 예수님의 제자로 불림 받았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그리스도인 모두가 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환자들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과연, 스스로를 돌아보면 아픈 구석 하나 둘 씩은 다 있는 것이 우리들이지요. 그리고 그런 우리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매순간 의사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회개의 특별한 은총이 주어지는 이 사순시기에, 아픈 사람들 모두가 의사이신 주님 손길로 치유될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로 회복될 수 있도록 마음 모아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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