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2022-03-24
조회수 127

<이사7,10-14; 8,10ㄷ / 히브10,4-10 / 루카1,26-38>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루카1,30)라고 천사가 이야기합니다. 이를 통해 미루어볼 때, 아마 성모님께서도 어느 모로 두려움을 느끼셨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천사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겠지요. 사실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움을 갖게 되는 사건입니다. 전지전능하시고 영원하신 분의 현존 앞에 서는 것이니 말이지요. 그러니 천사가 아무리 두려워하지 말란다고 해도 정작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갖기 마련인 이 두려움에 대해 성모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셨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응답하시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그렇게 성모님께서는 단순하게 순응하는 고백을 하십니다. 성모님께서는 두려움을 피하거나 에둘러 가려 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셨던 것이지요. 이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다 알아서 그러셨던 게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일이 전개될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님의 종임을 기억하고, 그분께 대한 믿음 안에서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로 하셨던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며 우리는 회개와 쇄신의 여정을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정은 익숙함으로부터 떠나는 것을 의미하기에, 언제나 불편함이나 두려움 같은 내적 거부감을 들게 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오늘 성모님의 그 고백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믿고 순응하는 그 고백 말입니다. 그때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고, 또 하느님의 사람으로 점차 변모되어 가는 것이겠지요.


사순시기를 광야의 여정이라고 할 때, 성 요셉 대축일과 오늘 주님탄생예고 대축일은 보라색 가운데 흰색을 만나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잠시 쉬어가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듣게 되는 성모님의 그 단순한 고백은 마치 오아시스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처럼, 이 사순 여정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성모님의 고백이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우리도 그 고백 안에 담긴 단순한 믿음으로 변화와 쇄신의 여정을 인내로이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주님 안에서 기쁜 부활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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