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3,28)"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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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십니다.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다가온 줄 알게 된다.”는 말씀이나

서리가 내리고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들면 겨울이 다가온 줄 알아라 하는 것이나

매 한가지 말일 것입니다.

 

요즘 단풍은 정말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공해가 적은 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

요즘 펼쳐지는 풍경은 보기 좋았습니다.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며 싹을 피우며 푸르게 자라났다가

어느 순간부터 노랗게 빨갛게 자신을 물들이며 겨울을 준비합니다.

마치 살아온 삶의 모든 시간을 마지막에 찬란히 빛내는 것 같죠.

생명이 돋아나고, 생명을 꽃피우고, 생명의 푸르른 기운을 다 살아내며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기운을 돋우고,

다른 사람들과 세상이 살아갈 수 있도록 싱그러운 산소를 주고는,

자신이 태어난 세상, 살아온 세상에 “나 잘 살다 간다.”고,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며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 놓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후두둑~ 후두둑~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거리에 흩날리듯 떨어지는 모습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남겨진 세상에 대해 “나는 아무런 미련도 욕심도 없어.”라고 말하며,

자신을 바람에 다 던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을 도통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멋지게 살다가면 되지만

저는 욕심이 있어서 더 행복하게 살고 싶고, 더 멋지게 살고 싶고,

더 기쁘게 살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심 많은 제게 예수님은 오늘 복음을 들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당신 제자들에게

“나무에 잎이 돋으면 그것을 보아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씀은

“변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나 자신과 너무나 가까운 곳에 이렇게 변한 것이 있고,

또 변해가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그대로이고, 마음도 그대로인 것 같지만

사실 모든 것은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게 하느님 나라와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요?

 

우리는 자주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나 자기가 세운 목표 때문에 평화를 잃어버립니다.

“저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어!”, “저 사람만 없으면 난 정말 행복할거야?”

“성공하기 위해 목표를 꼭 이루어야 해!”, “힘들더라도 이것만은 꼭 해야 해!”

하면서 우리는 자기를 자꾸 경쟁하게 하고, 무리하게 합니다.

사람과의 갈등에 힘들어하고, 갈등하는 순간을 못이겨내는 자신 때문에 또 힘들어하고,

이해하고 인내하지 못해서도 또 힘들어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괜찮은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하기 위해,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꾸자꾸 자신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 그러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고 말하며

몸이 다 부서질 때까지 일합니다.

 

물론 그런 우리의 노력에 세상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더 좋아집니다.

그런데 세상은 좋아지겠지만,

그 좋은 세상을 볼 때쯤이면 난 이미 세상에 지치고, 사람에 치이고, 일에 눌려서

마음은 딱딱하게 굳어졌거나,

아니면 하느님 나라 갈 정도로 늙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겠죠.

“내가 뭐하다 이렇게 됐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지?”


우리가 “나는 변하지 않을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세상은 그렇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그 변화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우리의 말로 바꿔 말한다면 “너 자신의 변화를 잘 보고,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자기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나는 어떻게 나를 바꾸어나가고 있는지 보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자신이 어떤 기쁨과 행복의 색깔로 물들어가는지 볼 수 있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사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죠.

 

단풍의 아름다움이 좋습니다.

하지만 단풍보다 더 예쁘게 물들고 있는,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신 자기 삶이 너무 좋고 행복한 사람이 하느님께는 더 아름답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나 일에만 집중하다

자기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마음을 내려 놓고, 자기의 마음을 더 깊이, 더 많이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볼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이 이제 하고 싶은 일도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일을 시작할 때 하느님 나라는 그때부터 그 사람과 함께 할 것입니다.

 

그것이 나뭇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아났기에 여름이 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여름이 왔기에 나뭇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아나는 것이죠.

여러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

수많은 나뭇가지나 잎과 같은 것에 너무 마음을 다 써버리지 마십시오.

우리는 여름과 같이 커다란 존재이고, 하느님께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큰 자기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더 잘 보살펴주시고 기쁨을 주세요.

그러면 하느님나라는 이미 그 사람의 마음에 행복을 가득 채워주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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