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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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24,3-8 / 히브9,11-15 / 마르14,12-16.22-26>


살기 위해서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먹는 것은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먹어야 산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생명을 주는 음식은 언제나 다른 무언가의 죽음을 통해서 주어집니다. 매일 먹는 쌀과 고기도 모두 죽은 것이었지요. 그래서 누군가는 우리 식탁을 장례식장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밥상 위에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죽음들이 내 삶을 지탱합니다. 달리 말하면, 살아있던 그것들의 희생 덕분에 내가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누군가의 죽음은 나를 살게 하고, 그들의 희생 덕분에 내 생명이 유지됩니다.


더 나아가 식탁은 부활을 체험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내가 어제 먹은 음식이 오늘 내 몸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제 먹은 고기와 밥, 김치는 어떤 식으로든 내 몸의 일부가 되어서 내 몸뚱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음식을 먹음으로써, 우리는 수많은 죽음이 내 몸 안에서 부활하는 것을 또한 체험하게 됩니다.


한편, 미사 중에 우리는 또 다른 식탁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생명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체험하지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그분의 부활을 선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식탁에서 생명의 양식, 구원의 잔을 받아 모신 우리는 날로 주님의 몸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돌아가시고 사흘 뒤 부활하신 그분께서, 이제 날마다 우리 안에서 부활하시는 것이지요.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 몸의 세포 대부분은 평균적으로 1년이 지나면 새로운 세포들로 완전히 교체된다고 합니다. 예컨대 스페인에 1년을 살게 되면 비록 나는 한국 태생이라고 말은 하지만, 내 몸의 대부분 세포들은 스페인 출신이 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볼 때, 외국에서 오래 지낸 이들은 어느 모로 그 나라에서 새롭게 부활한 사람들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몸과 피로 부활하는 우리들 역시, 어느 모로 하늘나라의 시민, 하느님의 사람들로 날마다 변화되어가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우리들은, 이제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들의 양식이 됩니다. 우리 각자가 희생과 죽음을 통해서 누군가를 살리고, 세상에 생명을 전하는 음식이 된다는 말입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또 하느님의 사람으로 부활하도록 당신 자신을 음식으로 내어주신 예수님께 감사하면서, 아울러 그 음식으로 변화된 우리들이 다시 또 누군가에게 생명의 양식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몸을 통해 마침내 완전히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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