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9,7-9 참조) 예수의 소문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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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 짧은 복음이야기는 예수님이 당신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보여주었다는 이야기에 뒤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란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마귀를 제어하는 권세와 병을 고쳐주는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증거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분의 제자들에 의해 이루어지자

이것이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되어 헤로데의 귀에 들어간 것이죠.

 

거짓과 죄의 너울 속에 사는 헤로데에게 예수에 대한 소식은 두려움과 불안뿐만 아니라

호기심도 불러 일으킵니다.

"도대체 그는 누구일까?"

 

어릴 적 제 고향 충주에는 두 개의 성당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그 두 개의 성당에 모두 특별한 학교가 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맹아, 농아들을 위한 학교가 성당 마당 옆에 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당이라고 하면 그렇게 좋은 일을 하는 곳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이 무엇인지도 모를 때,

사제가, 수녀가, 선교사가 무엇인지도 모를 때부터 시작된 이런 경험은

이후 왜 천주교인들은 저렇게 살아갈까?

무엇 때문에 고생을 사서하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할까? 하는 궁금증을 일으켰죠.

잠재적으로 가톨릭에 대한 감각으로 그렇게 제 마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이나 호기심이 헤로데나 저를 신앙으로 직접적으로 이끈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소문들을, 소식들을 들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듣고 싶은 것만이 기억에 남겠죠.

만약 그런 이야기를 따라간다면 그 사람은 소문에 움직이는 가벼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소문에 부화뇌동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흔히 진중한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은 많이 듣는 사람, 깊이 듣는 사람이고

또한 많이 생각하는 사람, 깊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진중한 사람은 자신이 듣고 믿는 것을 자기 삶의 의미로 옮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소문이란 결국 자신이 체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 역시 자신이 체험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신앙이 될 수 없습니다.

 

세상을 떠도는 수많은 말들 중에서

그리고 신앙에 대한 수 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기억에 남고 마음에 남는 것은 자기 삶으로 체험하고 체험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허무하게 사라질 뿐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즉 신앙을 산다는 것은

하느님을 내 삶의 중심에 두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믿음의 삶은 소문을 듣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신앙의 의미를, 믿음의 의미를, 자기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결국

흘러다니는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움직이는 이야기들을 실제로 체험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묻게 됩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신앙을 살아가고 있나?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예수님 안에서 무엇을 체험하고 있는가?

그것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가 신앙을 사는 이유”에 대해서 자신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신앙인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단단함이 여러분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예수님, 당신에 대해 들은 것을 호기심이나 죄책감으로만 남겨두지 않게 제게 용기를 주소서. 

용기를 주시어 당신이 보내신 이들이 하는 일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배워 저도 움직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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