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4,8)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2026-05-03
조회수 51

기억하십니까?

예수님의 제자 필립보가 누구인지?

요한1,43-44에 따르면 예수님이

안드레아와 시몬 베드로를 당신의 제자로 처음으로 거둔 다음 날 그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라는 예수님의 초대에 따라 제자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로 불린 다음 나타나엘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죠.

"우리는 모세의 율법서와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되어 있는 분을 만났소.“

 

그렇게 처음부터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분을 따르며 배우던 필립보가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나를 보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하고 일러주십니다.

 

신앙인들의 삶 속에서 아마도 가장 체험하고 싶은 것 하나가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나 부활하신 예수님이

자신의 삶 속에 나타나 손잡아 주고 감싸 안아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죠.

예수님이 아니라면, 성모님이나 성인 중의 어느 중이 나타나시어

기적처럼 자신의 어려움을 물리쳐준다면야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물론 저도 그런 바램을 마음 깊은 속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그런 바람에 예수님이 일침을 놓으십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단 말이냐."

 

이유는 간단합니다.

필립보는 자신이 꿈꾸어 왔던 메시아,

다시 말해 '이스라엘을 로마의 무력으로부터 구할 영웅으로서의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올바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하느님을 기다립니다.

어떨 때는 자신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하느님께 알려주고는

‘나는 그런 하느님을 기다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자신의 생각 속에 만들어 놓은 예수님의 상만을 생각하기에,

예수님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와 늘 함께 있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세상에 계시는 모습에 대해 이렇게 증언합니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단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

 

주님은 이미 우리 곁에 와 계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승천하신 뒤 빈 하늘과 쳐다보던 제자들처럼

먼 하늘만 쳐다보지 마세요. 목만 아픕니다.

자기 생각으로 만든 하느님을 만나겠다고 고집부리지도 마십시오.

머리만 복잡하고 마음만 복잡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이미 우리 마음 안에 들어와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바라보세요.

아니면 복음의 증거처럼,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서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거나,

가난한 이들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만나세요.

여러분이 따뜻한 마음으로 자기 마음 깊은 곳에 다가가거나,

기도하는 이 또는 가난한 이에게 다가갈 때

하느님께서 이미 그곳에 와 계신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그렇게 이미 여러분 안에,

그리고 곁에 와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기쁨이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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