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2020-09-28
조회수 780

<욥1,6-22 / 루카9,46-50>


진영논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것을 객관적으로 보기보다, 그 대상이 어느 진영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결론을 달리 내리는 것을 말하지요. 예컨대, 나와 반대되는 진영에서 한 이야기는,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거짓이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전제하는 식입니다. 이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상대보다 우위에 서려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선 남보다 큰 사람으로 인정받아 우위에 서고 싶어 하는 제자들에게, 큰 사람과는 정반대인 어린 아이를 그들 앞에 세우시지요. 그리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 편이 아닌 다른 무리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루카9,50)라고 하시며, 편 나누기를 그만두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편 네 편을 나누어 우위에 서려는 마음을 버리고, 정말 중요한 하느님의 일, 하느님 나라 건설에 집중하라고 하시는 것이지요.


우리들 역시 편을 가르고 남보다 큰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교회 안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있지요. 처음에는 분명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누가 더 큰 성과를 올렸는지에 열을 올리며, 그 일을 인간의 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내 편의 승리를 위해 상대편을 따돌리기까지도 합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단호합니다. 공동의 선을 위해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지요. 그리고 함께 하는 그 연대의 대상은 우리 무리를 넘어 모든 인류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보아도 그렇고,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이유로 편을 나눠 싸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정의 실현을 위해 싸움이 필요할 때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들과 구분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늘 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영논리와 같은 내 편 네 편 가르기를 멈추고, 작은 공동체로부터 지구 공동체 전체에 이르기까지, 보편적인 공동선과 행복을 위해 서로가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특별히 여러 방면에서 온 피조물이 공동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오늘날, 각자가 겸손함과 개방성을 지니고 서로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은총을 함께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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